'남자애들'이라는 말에 제기할 수 있는 수많은 질문들을 뒤로 하고, 일단 사회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듯한 그런 의미로서 '남자애들'을 가정했을 때, 내가 몹시도 싫어하는 남자애들 유형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들어 가장 싫은 남자애 유형은, 다름 아닌 "난 상처가 있어..."라고 말하는 유형이다. 마치 자기의 가장 은밀한 속내를 고백하는 듯한 말투로, 하지만 절대로 그 상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 '상처'가 '있다'고 알린다. 도대체 왜 그런 걸 말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진부하면서도 흥미로운 점은, 저렇게 '여자에게 받은 상처'를 말하는 애들 대부분이 여성혐오자라는 것이다. 자기는 여자를 싫어한다고, 그래서 연애를 못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런 애들 대부분은 섹스 옹호자들이다. 실제로 얼마나 섹스를 하는진 모르겠지만 섹스 관한 얘기를 만나기라도 하면 무조건 젤 많이 떠드는 애들이다. 아 진짜 싫다. '상처'는 무슨. 빌어먹을 찌질이들. 더 가관인건, 그 말을 들은 남자애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 공감해주는 것 같이 보인다는 것이다 -_- 하아..
그 다음으로 싫어진 남자애 유형은 "내 엄마"에 대해 말하는 유형이다. 물론 엄마가 오늘은 어쨌다 저쨌다 수다하는 것이 싫은게 아니다. 단지, 역시 자신의 가장 깊은 속내에 있는 것을 말하는 듯한 말투로, '엄마와 자신의 유대'에 대해서 말하는 유형이 싫다는 것이다. 특히 20세가 넘어 머리가 굵어지면서 드디어 '엄마의 삶'이 보이기 시작하는 애들, 그리고 좀 성찰적인 체 하는 애들이 유독 그런 말을 잘 하는 것 같다. 물론 한국 사회에서 '엄마'라는 말이 갖는 특수한 감정적 정서적 의미를 무시하고자 하는 바는 아니나, 그 무성찰성에 대해 나는 단지 짜증내고 분노하는 것일 뿐이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땐 저런 유형은 아예 인식하지도 못했는데. =_=... 세상은 살아봐야.. (응?)
참, 덧붙여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 하나를 써놔야 할 것 같은데. (정신분석을 들먹이면서) 누군가를 막연히 미워하는 건 억압된 자신의 한 모습을 미워하는 것이다 운운하는 말들. 이렇게 무책임하기 짝이 없으면서 분노와 혐오의 에너지를 박탈하는 말이 또 있을까. 모든 것을 개인 탓으로 돌려버리는, 화를 다스리는 법을 얘기하기 보다는 도리어 분노하는 자를 비난하는 그 말. 저 말은 너무나 쉬운 말이기 때문에 아무데서나 마구 들먹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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