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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2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어라.
  2. 2008/08/14 병원이 싫다 (2)

지난 주엔 동생이 갑작스레 사장육부파의 멤버십을 받았더랬다. 아침에 배가 아프다고 칭얼대기에 변비 때문에 응가가 가득차서 그런 줄 알았는데, 위험할 지경까지 맹장이 부어 올랐다고 했다. 지금 내가 머무는 곳은 시골이라 의료 시설이 열악한데다 의료 사고로 여러 번 데인 적이 있었기에, 인근 도시에 있는 제법 큰 병원까지 택시타고 달려가서 30분 만에 간단히 수술을 마쳤다.

그래서 토요일 새벽에 엄마랑 바톤을 터치하고 하루종일 병원을 지켰다. 여기에도 여러번 투덜댄 적 있었지만, 나는 병원을 정말 싫어한다. 내가 '전문가'들에 의해 사물화 되는 경험도 싫고, 내가 내 몸의 통제력을 상실한다는(타인에게 전적으로 위임해야 한다는) 느낌도 싫고, 병원 특유의 냄새도 싫고, 고통에 절어 있는 얼굴들이 병실에 5명씩 들어차 있는 것도 싫고, 맛없는 병원식도 싫고, 문안을 한답시고 찾아와서는 속 뒤집어 놓고 가기 마련인 사람들도 싫고, 암튼 다 싫다.

그 병원에 결국 도착해서 층별 안내를 보았다.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구내 매점이랑 커피숍은 1층에 있었고, 동생이 입원한 병실은 3층에 있었다. 병원은 총 6층이었는데, 5층과 6층은 놀랍게도 '치매 병동'이었다. 한층에 20여 개의 병실이 있는 걸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였다. 샤워실, 세탁실, 간호사 휴게실, 식당 등이 명시되어 있었다. 다른 '일반 병동'에는 그런 시설은 적혀 있지 않았는데.. 가슴이 뎅그렁, 하고 울렸다. 뎅그렁, 뎅그렁.. 말년에 치매로 고생하신 외할머니, ㅇㅁㅅ 여사님. 할머니..

동생이 입원한 층에 도착했다. 대부분의 병실은 5인실으로, 거의 꽉꽉 들어차 있었다. 놀랍지 않게도 20여개가 넘는 병실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노인이었다. 하여 잔뜩 긴장한 상태로 병실에 들어가 보니, 그 병실만 '특이'하게도 동생이랑 동생 또래의 여자아이만 쓰고 있었다. 3층을 통틀어 딱 1병실 뿐이다. 특별한 사람, 그러니까 돈이 많거나 위험한 환자거나 하지 않는 이상 5인실에 입원하는게 당연한 코스처럼 되어 있다. 고로 동생도 당연히 5인실이다. 내가 찾아가는 곳도 내가 가장 싫어하는 5인실이다.

그리 넓지도 않은 병실에 5개의 침대가 설치되어 있고, 티브이 한대와 화장실과 세면대 하나가 고작이다. 간병인이 쓰는 보조 침대까지 5대 들어와 있으면 아편굴이 따로 없다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프라이버시 따위는 전혀 없고, 병실에서 조차 타인의 시선을 냉혹하게 느껴야 하는, 그런 5인실. 프라이버시를 지킨다고 커튼을 치면 더더욱 수상한 눈길을 받기 마련인, 그런 5인실. 멀쩡히 채워져 있던 자리가 갑자기 왜 비었는지 알지도 못하고, 자리가 비기 바쁘게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불쑥 들어와 자리를 채우는, 바삐 제 한 몸 추스려 '얼른 떠나고 말아야 할' 그런 5인실.

그날은 또 유난히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는개비가 왔다가 이슬비가 왔다가, 괜히 나갔다가는 홈빡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히 기분 나쁘게 젖을만한 비가 내렸기에 돌아다니지도 못했다. 내 사랑 삼각김밥을 사러 가기엔 편의점이 너무 멀어 1층 죽집에서 죽을 사먹었고, 죽은 당장이라도 6층 옥상에서 허공에 뿌려버리고 싶은 맛이었다. 그저 동생이 빨리 퇴원하기를, 빨리 엄마가 바톤 터치하러 오기를, 그렇게 바라는 밖에.


김수영 시인의 육필전집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전집 정가 150,000원이다. 알라딘 가면 135,000으로 깎아 준다; 얼마전 신청한 ㅎㄱㄹ21 정기구독료에 맞먹는 값이다. 흐... 이걸 어쩌지. 고민 중이야, 고민 중...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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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앙

병원이 싫다

일기 2008/08/14 17:55

시시콜콜한 이야기. 나는 병원이 싫다. 아니, 보다 정확히는 거기서 누리는 의사와 간호사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싫다. 지금도 가벼운 질병 같은 건 약국에서 약을 사먹으면 사먹었지 절대로 병원에 가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만큼은, 나는 똥고집이다. 그랬다가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갔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움직일 때마다 따끔따끔하고 가끔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껴서. 그래서 가까운 정형외과에 찾아가서 엑스레이도 찍고 간단한 물리치료도 받고 왔다. 그러고 나니 지금은 솔직히 말해 좀 살 것 같다.

그래도 역시 병원이 싫은 건 어쩔 수 없다. 병원이 가지는 권력이 싫다고 하는 건, 단지 그들의 권위주의 때문만은 아니다. 요즘의 상황에서, 그들은 얼마든 자기들의 권위를 다소 양도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그래서 '서비스 제공자'로서 '손님이라는 왕'에게 좋은 평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접수대의 방실방실 웃고 말투가 사근사근한 간호사, 배려하는 말투로 가득한 의사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아마도 간호사 분들에게 웃음과 사근사근함을 강요했을) 그 병원의 원장들을 향한 분노와 짜증, 그리고 이런 '(젠더화된) good 서비스'를 원하는 이 자본주의 세계에 대한 역겨움까지.
(이거에 비하면 차라리 내가 어릴적에 경험했던 '비인간적'인 의례를 통해 사람을 물화하여 '환자'로 만드는 그 때의 병원이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오늘 갔던 병원의 간호사들은 대개 쌀쌀 맞았다(아마 관악구라는 특수한 계급적인 지리적 위치 때문인지도 모른다. 방문자들이 대개 계급적으로 상층이 아니거든). 나는 그게 좋았다. 결국 병원이 싫은 건 병원의 '분위기' 때문은 아니다. 내 몸의 통제권을 타인에게 넘겨주어야 한다는 사실 그 자체로 짜증이 나는 것 같다. 내 몸에 생긴 이상 상태 하나 내가 컨트롤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한 짜증.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타인을 의사라는 이유로 신뢰하는 듯 행동하고 내 몸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한 짜증. 내가 '환자'라는 특수한 아이덴티티로 규정당하는 상황에 대한 짜증. 거부하고 부정하고 싶지만 따를 수밖에 없는 중요한 병원 내의 권력-의례들.

아, 주절주절. 암튼 병원이 싫다.


근데 허리가 너무 안 좋아서... 내일도 가기는 해야 겠구나.

허리가 많이 휘었더랬다. 오른쪽으로 불룩 튀어 나온 허리를 보니, 내가 컴퓨터 할 때의 허리 그대로 굳어 버린 것 같다. 그리고 신기한 건 분명히 굽어야 할 (측면에서 본) 척추가 올곧게 뻗어있었다는 거.

와... 평소의 몸 자세, 장난 아니었구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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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앙
TAG 병원,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