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할 때쯤 스트레스를 잔뜩 받을 일이 있어서 짜증을 내면서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를 켜니... 역시 암울한 뉴스 뿐이네. 사실은, 어디까지나 그냥 '암울한 뉴스'일 뿐이다. 별 다른 깊은 내용도, 미더운 내용도 없이 그냥 어두운 기운만 마구 흩뿌린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그렇게 인터넷을 떠돌다가 프레시안에 비교적 깔끔하게 잘 정리된 글이 올라왔기에 링크. 여지껏 헷갈렸던 일들도 좀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다 읽고서 누가 썼나 싶었는데, 장시복씨가 쓴 글이었네.
흉흉한 세상에 이런 스크랩 해오면 안전할른지 몰라.. 기업이나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완전 엉터리로 번역 해놓고는 번역 정오표를 올린다든가 하는 후속 노력을 하는게 아니라, 고맙게도 관심 가져주면서 번역 틀린 걸 콕콕 지적한 사람들을 명예 훼손이라며 집단으로 고소하는 세상이니. 이 살떨리는 '법치' 국가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네? ㅠㅠ
어쨌거나, 포스코의 오릿사주 투자는, 단일 외국인직접투자로는 인도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한다. 무려 액수는 12조! 이런 거대 사업을 별 탈 없이 제 아무리 잘 한다고 그래도(그러기는 실상 불가능하겠지만) 이런 막장 식으로 진행되는구나.
기사 더 찾아보니까, 인도 지역 언론들은 오릿사주가 '늑장'을 부리고 있다며,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사업 진행이 느리다며 타박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아으.. ㅠㅠ (한 포스코 직원은 포스코 투자 사업에 오릿사주 주민들을 "공산당"이라고 했단다;)
인도 오릿사 주정부가 포스코의 제철소 건설이 예정된 자가싱프르 지역 주민들의 강제이주를 추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오릿사 주정부가 해외기업의 투자를 권유하기 위해 제작한 홍보 포스터의 일부. 아래 사진은 ‘포스코는 돌아가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주민들
지난해 11월29일 인도 오릿사 주 자가싱프르 구역. 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마을 입구를 지키던 주민 100여명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마을 주민들이 시위를 위해 설치한 천막에 사제폭탄을 던졌다. 도망치는 주민들을 마구잡이로 구타했다. 50여명의 주민들이 중경상을 입었다.
근처에 경찰이 배치돼 있었지만 괴한들의 폭력을 제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들은 시위대가 해산하자 주민들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는 등 괴한들을 도왔다. 아직 이 무장괴한들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오릿사 주정부가 사주한 청부업자들로 믿고 있다.자가싱프르 주민과 오릿사 주정부의 유혈 충돌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4월, 9월에도 주정부와 주민 간의 폭력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주정부와 주민의 대치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현재 경찰은 마을을 봉쇄하고 음식 공급도 차단했다. 무장괴한들은 수시로 마을에 진입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이 폭력사태의 기원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릿사 주정부와 한국의 포스코는 이 해 6월 자가싱프르 지역에 연간 1200만 규모의 아시아 최대 제철소 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투자는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직접투자로 현지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문제는 오릿사 주정부가 이 제철소의 건설을 위해 주민들을 강제로 쫓아낸다는 데 있다. 주민들은 대책없이 고향을 버리라고 하는 것은 삶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농부인 틸로트마는 “그들은 나에게 여기서 떠나라고 하지만 떠나지 않겠다”며 “이 땅은 나의 어머니의 땅이고, 난 여기서 하늘과 바람 속에서 평화를 누려왔는데 우리가 왜 떠나야만 한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주민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자 주정부는 경찰 등을 동원해 반발하는 주민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인권단체들은 주정부가 자가싱프르 지역을 사실상 계엄상태에 두고 지속적인 인권탄압을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제철소 기공일인 4월1일을 앞두고 주정부의 폭력진압이 예고돼 있어 대규모 유혈사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또한 주정부의 강제이주정책이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해온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단체들은 제철소 건설이 환경을 파괴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포스코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철소 건설의 조속한 시행을 위하여 주정부를 압박한 것이 마을 주민들에 대한 폭력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인권운동사랑방 등 20여개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 사태가 주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간사는 “포스코가 무리하게 건설을 강행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현지 주민들의 요구조건을 경청하면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포스코 측은 “초기에는 제철소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오히려 대부분의 주민들이 반대세력에 등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 강병한·유정인기자 〉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건설 예정지에서 폭력 사태 등 인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인도 오릿사 주정부가 원주민을 강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원주민들이 이에 저항하면서 폭력사태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포스코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국제 엠네스티 등 국제 인권·환경 단체들도 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포스코는 "폭력사태가 아니라, 제철소 건설에 입장을 달리는 주민들간에 소동이 있었던 것"이라며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현재 사유지인 3개 마을 주민들과 토지보상 협상 중에 있으며, 2개 마을은 이미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인도 동북부 오릿사 주 500만평에 12조원을 투자해 12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결정하고 지난 2005년 6월 오릿사 주정부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는 창사 40주년을 맞이하는 오는 4월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포스코 제철소 건설 예정지에 폭력사태, 포스코 책임져야"
시민단체들은 19일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인도 제철소 건설 예정지에 폭력사태 등 인권침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당사자인 포스코가 책임지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18개 노동·환경·시민단체들이 뜻을 모았다.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국제 앰네스티, 현지 사회단체들에 따르면 2007년 2·4·9·11월에 주정부와 주민들 간의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11월 29일에는 지역주민들이 100명의 무장괴한에 의해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무장괴한들은 사제폭탄을 시위텐트를 향해서 던지고 항의하는 주민들을 구타했으며, 대부분 여성으로 이뤄진 시위대를 성적으로 희롱했다. 이 과정에서 50여명의 주민들이 부상당하고, 15명이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방관했다."
한 대표는 "4월 1일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건설을 앞두고 최후까지 저항하고 있는 마을에 대한 본격적인 폭력진압이 예고되고 있다"며 "포스코가 사업의 조속한 시행을 위하여 주정부를 압박한 것이 마을주민들에 대한 폭력사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은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하중근 열사가 죽었던 2006년 포항건설플랜트 노조 파업 때, 이들에 대한 노동탄압과 인권 유린을 자행한 포스코가 인도에서도 버젓이 이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포스코는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민단체는 폭력사태와 관련 취한 조치, 이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원주민 강제퇴거와 관련한 포스코 직원들의 역할 등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전달하려했지만, 포스코는 이를 거부했다.
한편, 국제 엠네스티 등 국제 인권·환경 단체들도 포스코 인도 제철소 예정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 엠네스티는 지난해 4월 공식 성명을 통해 제철소 부지에 살고 있는 원주민에 대한 강제 퇴거와 이에 대한 원주민의 저항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포스코 "주민들과 토지보상 협상 중... 강제퇴거는 없었다"
반면, 포스코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포스코 홍보팀 관계자는 "현지 주민들과 토지보상 협상 중에 있다, 사유지 50만평에 살고 있는 원주민 3개 마을 중 2개 마을은 제철소 건설에 찬성하고 있다"며 "그들을 강제로 퇴거시킨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폭력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주민 내부에서 반대하고 찬성하는 사람들끼리 작은 소동이 있었던 것으로, 포스코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시민단체의 일방적인 기자회견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시민단체들이 한국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노력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이를 훼손하고 있다"며 "인도 제철소 건설 사업은 산업의 쌀인 철을 찾아 나서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제철소 건설 시점을 오는 4월로 무리하게 맞추기 위해 오릿사 주정부를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주정부를 압박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의 사회인권단체들은 포스코 제철소 건설 예정지인 인도 오릿사 주의 자가싱프르 구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폭력사태 소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에 당사자인 포스코가 책임지고 대응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 이에 모였다.
심각한 폭력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곳은 한국의 포스코가 아시아 최대의 제철소를 건설하려는 지역이다. 2005년 6월 22일, 인도의 오릿사 주 주정부와 한국의 포스코는 광산채굴과, 연간 1200만톤 규모의 제철소건설, 제철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항구 및 관련 시설건설에 합의하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포스코의 이번 투자는 인도 역사상 단일규모로는 최대 규모의 해외직접투자이며, 한국에서도 유례없는 규모이다. 그러나 인도를 비롯한 국제환경단체와 인권단체 등은 제철소가 건설될 경우, 전통적 생활방식에 의해 살아온 2만명이상의 현지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환경파괴가 이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와 더불어 심각한 인권침해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도의 현지 사회단체와 국제 앰네스티에 따르면, 오릿사 주정부가 제철소 건설부지의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려하자 주민들이 이에 저항하면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2007년 2월, 4월, 9월, 11월에는 주정부와 주민들 간의 폭력사태가 계속 발생하였다. 특히 지난해 11월 29일, 24시간 동안 지역으로 이어지는 진입로 다리의 주요 검문소를 지키고 있던 지역 주민들이 100명의 무장괴한에 의해서 공격을 받았다. 이 무장괴한들은 사제폭탄을 시위 텐트를 향해서 던지고 항의하는 주민들을 구타했으며 대부분 여성으로 이뤄진 시위대를 성적으로 희롱했다 . 그리고 시위대의 소지품을 파손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50명의 주민들이 부상당하고, 그 중 15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런데 국제 인권단체를 경악하게 하는 상황은 5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배치되었던 경찰이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방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찰들은 시위대가 분산되자마자 주민들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점거해버린 것이다. 인도 오릿사 주 경찰은 마을을 봉쇄하고 음식 공급마저 차단했을 뿐만 아니라 무장괴한들의 인권침해를 사실상 허용한 것이다. 경찰과 무장괴한에 의해 점령된 마을에서는 마을 주민들에 대한 사실상의 계엄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러한 폭력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
4월 1일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건설에 앞서 현재 최후까지 저항하고 있는 마을에 대한 본격적인 폭력진압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철거에 저항하는 민중들에 대해 용역깡패와 경찰에 의해 저질러졌던 처참한 인권침해가 인도에서도 똑같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생존권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이러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와 오릿사 주정부가 주민들에 대하여 충분한 대화와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특별구역정책으로 인해 현재 인도 곳곳에서는 생존권을 지키려는 인도 민중들의 저항이 계속되면서 많은 인명의 희생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방적으로 기업, 특히 외국자본의 편의만을 위해 주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있는 인도정부의 현 모습은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이러한 인권침해의 한 당사자로서 포스코의 책임을 우리는 거론할 수밖에 없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통해 발생하게 될 인권 및 환경침해에 대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던 포스코로서는 마땅히 이번사태에 대하여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포스코는 폭력사태에 대하여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사업의 조속한 시행을 위하여 인도정부를 압박한 것이 결국 마을주민들에 대한 폭력사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인권사회단체들은 포스코가 이미 한국에서 포항건설플랜트 노조에 가한 인권침해를 기억하고 있기에 더욱 이 사태가 주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진정으로 존경받는 기업은 주민들의 피눈물과 환경파괴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포스코는 한국의 인권사회단체들에게 폭력사태 및 환경파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더 큰 희생이 발생되기 전에 포스코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현지주민들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 ; - 포스코는 당사자로서 더이상의 폭력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 - 포스코는 이번 사태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라 ! - 포스코는 주민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공개적, 민주적 과정을 즉각 시행하라!
2008년 2월 19일
국제민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20여개 인권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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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같은 지역에 대해서도 이런 뿅뿅한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사실. 물론 여기 인용된 기사&글과 시차를 꽤나 고려해야할 것이다. 2006년과 2008년이라는 시차(더 정확히는 2007년. 하지만 이 기사가 쓰여진 당시에도 분명 분쟁의 씨앗은 있었을텐데). 하지만 어쨌든 이런 식으로 거대자본의 '해외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사는 참기 어렵다. 한겨레도 이런 점에서는 뭐 크게 다를 것 없다니까. 역시 한국에서도 '아시아'를 재현하는 방식이나 소위 '아시아 담론'은 아주 뿅뿅스럽다. 빌어먹을; 역시 기자 따위가 되겠다는 꿈, 진작 접기를 잘했다.
[한겨레 20060601]
16. 델리/첸나이/오리사 - 한국과 인도의 윈윈 [인도의길인도의힘2부:새 ‘슈퍼파워’ 현장을 가다] “한-인도 경제협력 저변 넓혀야”
» 힌두교는 인도 그 자체다. 힌두들이 숭배의 대상으로 삼는 신들을 다 열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도에서는 부처도 예수도 마호메트도 수 많은 힌두 신들의 하나일 뿐이다. 인도 중부 하이데바라드 ‘필름 시티’에 조각상으로 세워져 있는 태양신 ‘아르카’ 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하이데바라드/강창광 기자chang@hani.co.kr
한국이은 관광하러,인도인은 사업하러 서로 방문 포스코 등 대형 투자 눈길…소품종·다양화 필요
지난 4월26일 저녁, 인도 뭄바이 북부 주후의 메리엇호텔.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으로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 호텔에서 연 ‘한국의 날’ 행사는 연예계를 담당하는 인도 기자들로 북적였다. 인도 영화계인 볼리우드에서 몇달 전부터 주목해온 블록버스터 <갱스터>의 제작진이 대거 참석했기 때문이다. 촬영의 80%가 한국에서 이뤄진 <갱스터>가 담은 한국의 모습이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서울에서의 러브스토리’라는 부제가 붙은 이 영화는 이틀 뒤인 28일 뭄바이 등 전 세계 28개 도시에서 동시 개봉돼, 한동안 인도 길거리의 벽보를 가장 많이 장식한 영화가 됐다.
한국에선 최근에야 ‘경제적으로 부상하는 인도와의 관계 확대’가 강조되지만, 두 나라의 접촉면은 알게모르게 이미 깊어가고 있다. 떠들썩한 한국에 견줘, 오히려 인도 쪽이 한국에서의 사업기회를 실속있게 챙기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관광공사 집계를 보면, 지난해 인도를 찾은 한국인은 3만8천명인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인도인은 5만8천명에 이른다. 한국을 방문한 인도인 대부분은 사업 목적의 방문이다. 인도 방문 한국인들이 대부분 관광객인 것과 대비된다.
<갱스터>의 제작자 마헤쉬 바트는 “한국의 영화산업이 세계 연예산업에서 엄청난 힘으로 성장하며, 서방에서보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인도가 영화촬영 등 자그마하지만 조용한 접촉으로 한국 땅을 적시고 있는 동안, 한국은 대규모 투자와 대형프로젝트로 인도 땅을 밟고 있다. 10년 전 첸나이에 직접투자로 현지 공장을 지어 몇 년 안에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선 현대자동차의 신화는 인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표준모델이다. 첸나이의 정보통신 복합빌딩단지인 타이델파크 최고경영자인 노리아 바가바시는 “현대자동차가 첫삽을 뜬 지 1년 안에 공장을 짓고, 2년도 안 돼 자동차를 뽑아내는 것을 보고 모두 경악했다”며 “인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의 복합빌딩도 공사가 지지부진하다가 현대건설이 참여한 지 1년 안에 깔끔하게 완공됐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의 첸나이 진출은 첸나이를 중심으로 한 남부 인도에서 외국인투자를 선도한 첫 사례이다. 특히 인도 경제가 절실히 요구하는 제조업과 사회기반시설과 관련된 모범적인 대형 외국인투자로 꼽힌다.
포스코도 지난해 6월 인도 동부 오리사주에 대형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대규모 투자 양해각서를 주정부와 체결했다. 오리사주의 풍부한 철광석을 캐내어 제강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이 투자계획은 모두 120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1200만t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로, 2010년 1단계 완공 예정이다. 포스코의 최대 규모 해외투자고, 인도에서도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다. 세계 철강업계의 원자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뤄진 포스코의 오리사 투자는 지금도 인도에서 큰 관심의 대상이다. 오리사 공장 부지는 4000에이커(5백만평)로, 여의도의 6배가 넘는다.
» 아시아 최대 빈민촌인 뭄바이 다라비 거리에서 양쪽으로 머리를 곱게 따내린 여학생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걸어가고 있다. 가난에도 불구하고 이 여학생들이 보여주는 밝고 활기찬 모습은 인도의 미래를 상징한다. 뭄바이/강창광 기자chang@hani.co.kr
포스코는 오리사주로부터 30년 동안 6억톤의 철광석 광권을 제공받아, 원가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도상무 포스코 인도법인 소장은 “현재 철광석을 1t당 45∼60달러에 구입하고 있지만, 자체 개발하면 가격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가 최근 인프라 투자와 제조업을 강조하면서 인도 국내 철강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포스코로선 청신호다.
포스코의 일관제철소가 들어서면서 철광석 광산과 제철소를 잇는 철로가 부설되고, 항만도 개발될 예정이다. 인도에서도 가난한 주로 꼽히는 오리사주의 고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 소장은 “과감한 투자 결정으로 주정부뿐만 아니라 중앙정부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총리 비서실에서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시장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또다른 성공 사례인 엘지전자는 이제 달라지는 인도시장에 새롭게 적응하기 위해 신발끈을 다시 매고 있다. 1997년 5월 인도에 진출해 그해 12월에 생산을 시작한 엘지전자는 99년부터 가전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엘지전자는 인도시장에서 2위인 삼성전자와 함께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인도 가전시장이 정체에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호섭 엘지전자 인도법인 마케팅총괄본부장은 “1997~2003년 사이에 매년 30~35%씩 매출과 순이익이 성장했으나, 2005년 들어 성장률이 18%로 떨어지고, 2006년에는 16%로 성장세의 둔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텔레비전 보급률이 28%, 냉장고 보급률이 20%이다”며 “가전 구매력이 있는 인도인의 20~30%는 이제 다 구입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엘지전자는 고급제품을 통해, 여유가 있는 중산층의 재구매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제품 시장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 회사들은 가전분야에서는 1등을 하고 있으나, 현재 인도에서 가장 급속히 성장하는 휴대폰 등 정보통신기기 분야에서는 모토롤라나 에릭슨 등에 밀리는 형국이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인도 투자가 대형 위주인데다 일부에 편중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자동차, 전자, 철강 등 인도가 절실히 원하는 제조업 분야여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이제 대인도 투자도 소품종·다양화해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11억인구와 800여개의 언어가 공존하는 인도 시장은 그만큼 넓고 다양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