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2007/08/03 00:06
강
황 인 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황 인 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그러나 강가에 함께 서서는 손을 꼭 잡고 있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오늘은 마음을 어디에 두고 왔는지 몰라 허전하지만 또 덤덤하게 시간을 보내며, 편히 대하고 싶으나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을 떠올리며, 나의 거짓부렁이들을 모두 믿어버리는 사람을 떠올리며, 내가 한 때 거부했지만 그리워진 사람을 떠올리며, 거리를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 깨닫게 해준 사람을 떠올리며, 나에 대한 친절과 보살핌에 감사를 표하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며, 신뢰라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알게해 준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며, 어느 덧 마음 속 깊이 아끼게 된 사람을 떠올리며, 아직 부치지 않았지만 너에게 수신되었을 나의 메시지를 생각하며, 내게는 수신되지 않을 너의 진정된 이야기를 상상하며, 당장이라도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은 불안을 느끼고, 절망과 슬픔으로 위장한 닳디 닳은 도피의 공간으로 나를 몰아 세우고, 날 선 감정을 감추지 못했던 얼굴이 부끄러움에 벌겋게 타오름을 느끼고, 질투와 시기로 얼룩지고 헤져버린 마음을 다시 추스리며, 그렇게 여느 때와 똑같이 8월 어느 날의 무더운 밤을 보내는, 그 집요하고 또 지겨운 하루, 그리고 8월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