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2010/08/03 23:40
인생의 사이클에 갈수록 둔감해지는 걸 느낀다(이 뭐 애늙은이 같은 소리람). 이를테면 생일이라든지, 계절이라든지, 혹은 주말이라든지, 한달한달의 흐름이라든지. 나이 먹는 것도 스물다섯이 지나 스물여섯이 된 거에서 차이를 못느낀다. 스물에서 서른으로 넘어갈 때가 되면 이 차이를 크게 느끼려나?
이건 일요일 아침부터 오늘까지 약 3일째 아무데도 나가지 않은 탓인지 모르겠다. 오후 4시 쯤 맥주나 공급해야겠다 싶어서 마트에 잠깐 걸어가는 길에 마주한 더위에 협박당하는 느낌이었다. 이런데도 마트에 가고 싶냐고. 감각으로 말하는 날것의 협박. 면류에 지쳤으므로 주먹밥 거리를 사와서 주먹밥을 해먹었다. 갓한 밥이 뜨거운게 싫어서 얼음물에 식혔다. 내일까지는 그냥 집에 콕 박혀 있어야겠다.
요즘엔 안 본 영화를 보는 일이 말 그대로 '일'처럼 여겨진다. 영화관에 굳이 찾아가지 않으면, 안 본 영화를 보지 않는다. 그래서 요새는 그냥 복습을 한다. 요즘엔 굿 다운로더니 뭐니 해서 얼마의 돈을 내면 영화 파일을 쉽게 소유할 수 있다(그래서 외장하드도 하나 샀다). 이전에 봤던 영화를 또 보고, 거기서 이전에 보지 못한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좋아한다. (오늘은 무엇을 볼까나)
이런 현상은 위에서 말한바, 인생의 사이클에 둔감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다. 요즘엔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기 보다는,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돌아보거나 내가 잃어온 것들을 자꾸 추수하게 된다. 아마 남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그래서 내 나이 또래로 숨바쁘게 사는 친구들을 보면 대단해보인다. 나는 이렇게도 느리고 더딘데, 나는 주말과 방학이 필요한 사람인데.
요즘 나는 시간이 많지만 고민이 많지는 않다. 고민이란 건 어디까지나 미래지향적(실제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든 불안으로 그저 상상해 낸 미래이든)이기 때문일 것이다. 즉, 내가 해야할 행위에 대한 생각이니까. 시간이 많은 요즘 내가 하는 고민이라봐야 아주 사소하다. <1Q84>는 하루키의 대표작일 수 없으며 또 절대로 좋은 소설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1권과 2권을 사버렸으니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 출간한 3권을 사봐야 하는가, 같은 고민. 사지 않으면 절대 보지 않을 책이므로(돈 아까우니까 보겠지).
시간이 넉넉하다보니 심지어는 요즘 이런 생각도 하고 있다. 정말로 필요한 건 이 세상에 없다는 거. 책이든, 관계든, 물건이든, 돈이든. 어느 정도만 충족되면 된다는 것. 왠지 모를 압박에 센 척 하고 욕망하며 사느니, 그냥 내가 조금 더 작아지면 되는 문제라는 거. 이건 약간 윤리적인 이유다. 끝끝내 3인칭을 거부하고 1인칭으로만 소설을 쓰는 사람들처럼(giving an account of oneself!).
느긋해보이겠지만, 뭐. 사실 어쩐지 폭풍전야 같다는 느낌도 든다.
목요일에는 서울에 갔다가 금요일엔 학회 워크샵에 처음 간다. 나는 그냥 구경가는거다. 애정이나 조금이라도 생기려나 모르겠다. 120여명이 온다는데, 앞으로 좋아할만한 사람 둘셋만 있어도 대성공일 것이다.
이건 일요일 아침부터 오늘까지 약 3일째 아무데도 나가지 않은 탓인지 모르겠다. 오후 4시 쯤 맥주나 공급해야겠다 싶어서 마트에 잠깐 걸어가는 길에 마주한 더위에 협박당하는 느낌이었다. 이런데도 마트에 가고 싶냐고. 감각으로 말하는 날것의 협박. 면류에 지쳤으므로 주먹밥 거리를 사와서 주먹밥을 해먹었다. 갓한 밥이 뜨거운게 싫어서 얼음물에 식혔다. 내일까지는 그냥 집에 콕 박혀 있어야겠다.
요즘엔 안 본 영화를 보는 일이 말 그대로 '일'처럼 여겨진다. 영화관에 굳이 찾아가지 않으면, 안 본 영화를 보지 않는다. 그래서 요새는 그냥 복습을 한다. 요즘엔 굿 다운로더니 뭐니 해서 얼마의 돈을 내면 영화 파일을 쉽게 소유할 수 있다(그래서 외장하드도 하나 샀다). 이전에 봤던 영화를 또 보고, 거기서 이전에 보지 못한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좋아한다. (오늘은 무엇을 볼까나)
이런 현상은 위에서 말한바, 인생의 사이클에 둔감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다. 요즘엔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기 보다는,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돌아보거나 내가 잃어온 것들을 자꾸 추수하게 된다. 아마 남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그래서 내 나이 또래로 숨바쁘게 사는 친구들을 보면 대단해보인다. 나는 이렇게도 느리고 더딘데, 나는 주말과 방학이 필요한 사람인데.
요즘 나는 시간이 많지만 고민이 많지는 않다. 고민이란 건 어디까지나 미래지향적(실제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든 불안으로 그저 상상해 낸 미래이든)이기 때문일 것이다. 즉, 내가 해야할 행위에 대한 생각이니까. 시간이 많은 요즘 내가 하는 고민이라봐야 아주 사소하다. <1Q84>는 하루키의 대표작일 수 없으며 또 절대로 좋은 소설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1권과 2권을 사버렸으니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 출간한 3권을 사봐야 하는가, 같은 고민. 사지 않으면 절대 보지 않을 책이므로(돈 아까우니까 보겠지).
시간이 넉넉하다보니 심지어는 요즘 이런 생각도 하고 있다. 정말로 필요한 건 이 세상에 없다는 거. 책이든, 관계든, 물건이든, 돈이든. 어느 정도만 충족되면 된다는 것. 왠지 모를 압박에 센 척 하고 욕망하며 사느니, 그냥 내가 조금 더 작아지면 되는 문제라는 거. 이건 약간 윤리적인 이유다. 끝끝내 3인칭을 거부하고 1인칭으로만 소설을 쓰는 사람들처럼(giving an account of oneself!).
느긋해보이겠지만, 뭐. 사실 어쩐지 폭풍전야 같다는 느낌도 든다.
목요일에는 서울에 갔다가 금요일엔 학회 워크샵에 처음 간다. 나는 그냥 구경가는거다. 애정이나 조금이라도 생기려나 모르겠다. 120여명이 온다는데, 앞으로 좋아할만한 사람 둘셋만 있어도 대성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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