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사실 약간 고민 중이다. 조금 있으면 이 블로그 주소 호스팅 만기일이 다가오는데, 연장을 할지 말지... 블로그를 폐쇄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namunnib.tistory.com일 때와, 블로그 나름대로 주소를 갖고 있을 때의 느낌은 좀 다르니까 ㅋㅋ
* 요새는 너무 피곤했다. 특별히 열심히 하는 일도 별로 없는데, 지금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주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그저께는 욕실에서 엄청난 현기증을 느끼며 털썩 주저앉기도 했다. 그 뒤로 약 10~15분간 엄마 아빠를 부르지도 못한 채(목소리도 나오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샤워 중이었...^^;), 아무것도 안 보이는 눈 걱정도 하면서 구역질 나오는 것과 두통을 겨우 참으며 가만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약간의 빈혈 증세와 어지럼증, 두통이 있었던 적은 있지만 그렇게 심했던 적은 없었다구. 그 덕분에 어제 오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링겔도 맞아 봤다. 병원에서 이것 저것 검사를 해봤는데 '탈수'가 심하단다; 그나저나, 잉? 왠 탈수?;
* 요새는 짜증만 너무 늘었다. 덕분에 괜히 엄마 아빠에게 짜증내는 일이 잦아졌다. 엄마 아빠에게 '행복' 혹은 '만족감'이란(혹은, '불행' 혹은 '결핍감'), 대부분의 이들이 그렇듯 '상대평가'를 기준으로 한다. 내가 해야하는 일 때문에 투정을 부리거나 화를 내거나 하면, 엄마 아빠도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거의 반자동적으로 "아이고, 누구누구네 누구는~"으로 시작하는 말을 꺼낸다. 엄마 아빠 당신들이 힘든 일이 있거나, 혹은 주위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되면 "그래도, 누구누구네 누구는~"으로 시작하는 말을 꺼낸다. 엄마 아빠 뿐 아니라 내가 요즘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가 그렇다. 그럼 내 뒤틀린 감정 더미들과 컴플렉스는 무한 부스팅해버리게 된다 -_- 그리고는 펑!!! 그래도 내 몇 안되는 친구님들이 주변에 있을 땐 이렇지 않았는데 흑흑.
* 철학이든 사회학이든 어쨌든 아카데믹한 이름을 가진 이른바 '학'을 '계속하려'면 '나', '현실(주위 환경 혹은 세계)', '학' 사이에 <의식적으로> 일정한 <거리>를 견지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것 같다(그렇다고 어느 특정한 것을 물신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 여기서 말하는 '계속한다'는 의미가 특정한 '학'적 관점을 갖고 해석을 하고 글을 쓴다는 것이든, 아카데미 제도(조직) 속으로 들어가 그 일원이 된다는 것이든 그 어떤 의미든 전연 상관없이 말이다. 물론 그 사이의 <거리>를 의식하지 못하면, 그냥 '바보'가 될 뿐이다. 그렇게 <의식적으로> 거리를 견지할 때의 긴장감과 회의감 등은, 내가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몫일테다. 그런데, 사실 그 긴장감이나 회의감 따위가 요즘엔 몹시도 싫고 또 두렵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너무 흔들린다는 거다 요즘엔;
* 내가 (조금은) 존경하는 마음을 가진 과 선배가 있는데('문학 소년'이라고 알려진^^;) 그 선배와 한 때 같은 대학원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선배가 했던 말이 있었는데... 건조하게 말하자면 '그냥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학원엘 가더라도 '뭔가 다른 일'을 하고 가고 싶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그 선배는 국제 기구 인턴에 많이 지원해보기도 했었고, 얼마 전에는 인권위 인턴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도 있다. 근데 나도 좀 그렇게 생각이 바뀌어가고 있다. 바로 앞에서 말했듯, 그 <거리>란건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생기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휴.
* 요즘 블로그에 글을 뜸하게 썼던 이유...는 사실 내가 온전한 정신으로 감당할 수 없는 사건들이 너무 빵빵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 입에 올리기도 무서운 사건들. 덕분에 나는 그저 도피, 도피, 도피할 뿐이었다. 나는 그런 뉴스를 읽고 나면 몇 시간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반드시 해야만 했다. 예컨대 게임 같은 것. 그런게 없으면 나는 지금의 나도 보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처한 상황, 그리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은, 훌륭한 (일시적) 면죄부이자 마취제가 되었다. 물리적으로 몇 시간 너머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런 사건들의 윤리적인 부름도, 그 면죄부와 마취제 앞에서는 알량한 몇 방울 눈물이 되어 흘러 사라져 버리고, 그리고 양심을 위장한 서투르기 짝이 없는 분노(와 회의)로만 표출되었다... 버러지 같애.
일기 / 2009/01/31 2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