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다양성과 단조로운 유사성 사이에서. 소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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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2008/06/17 12:32

정말 사람을 좋아하는게 어쩜 이렇게 어렵게 되었는지. 예전에 그랬듯 여전히 누군가든 쉽게 좋아하게 되는 경향이 있지만, 갈수록 오래 좋아하는 법은 드물어지게 되었다. 이제 내가 좋아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열 손가락으로 세도 손가락이 꽤 남게 되었다. 옛날엔 사람을 좋아하는 것보단 싫어하는 게 더 힘들었는데, 이제는 싫어하고 증오하고 경멸하는 게 훨씬 쉽다. 물론, 한편으로 나는 여전히 사람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이건 아마도 평생 갈 것 같다. 어딘가 나와 통하는 것 같은 사람, 그래서 어떤 형식이든 그 사람과 나, 둘만의 어떤 '비밀 일기'를 쓸 수 있게 되기를 여전히 바라게 되고.. 그 '비밀 일기'의 숫자가 더욱 많아지기를, 그리고 계속 쓰여지기를 여전히 희망하고..

그러나 나이가 들고 점점 알게 되는 것도 많아지면서, 그렇기에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더 많아지면서, 이렇게 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어 간다는 느낌이다. 이제는 투입한 믿음에 걸맞는 신뢰 관계가 만들어지기 보다는, 그 이상의 배신감을 받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그러한 배신감이 쌓이고 쌓일 때마다 경계심과 냉소만 늘어날 뿐이다. 관계는 정기 적금이라기 보다는 마이너스 통장처럼 끝도 없이 빠져 나간다. 이미 통장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새로운 관계를 쌓기보다는 있던 관계도 깎아 내리는 일상들.. 이제 마이너스 통장의 한계치에 다다르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나는 존 카메론 미첼을 좋아한다. 존 카메론 미첼은 보기 드문 '낙관주의자'이자 '휴머니스트'다. 근거도, 경험도, 사유도 없기에 지극히 '폭력적'일 수밖에 없는 일반적인 낙관주의자 내지는 휴머니스트와는 구분되는 그만의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즉, 그는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는 셈이다. 나의 결정적인 결핍을 채워줄 자원을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런 자신의 낙관주의와 휴머니즘을 '판매'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그러한 점을 잘 활용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줄 아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의 내면의 근저에 깔려있는 지독한 '멜랑꼴리'는, 그의 활동에 일종의 '진정성'을 부여하는 것 같고... (물론 내가 만들어낸 환상에 지나지 않겠지만)

3년 5개월 째 살고 있지만 여전히 남의 방 같은 내 작은 자취 방에서, 가장 우울하고 쓸쓸하고 외로울 때 가장 힘이 되어주었던 영화도 <헤드윅>이었고 그 영화의 OST였다. 난 아직도 <헤드윅>과 <숏버스>보다 '관계의 가능성'에 대해 찬미하고 긍정하는 영화를 보지 못했다. 어제 그를 만날 기회가 있었을 때에도, 그가 하는 말들 몇 가지에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릴 뻔 했었더랬다.


어쨌든 어제 만난 존 카메론 미첼 +_+ 좋은 카메라를 빌려갔어야 했는데 ㅠㅠ 저질 폰카 화면이라 좀 안습이다. 어쨌건 그와 hug를 했을 때 나는 이성을 잠시 잃을 뻔 했었더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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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때 음성파일로 녹음까지 했는데, 이걸 어떻게 올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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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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