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na J. Haraway, <한장의 잎사귀처럼>: Thyrza Goodeve와의 대담, pp.139-143에서 발췌
해러웨이
| [해러웨이의 방법이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는 효과를 갖고 있다는 굿이브의 말에 대해서] 저는 배율 바꾸기를 아주 좋아해요. 생물학 세계가 여러 다른 배율에서 그리고 여러 다른 배율에 대해 사고하도록 유도한다고 생각하지요. 생물학 세계는 또한 매우 기이한 생물학적 체계와 기제에서 발전된 상상력과 존재들로 가득 차 있어요. 생물학은 고갈될 수 없는 전의(轉義)의 원천이에요. 생물학은 물론 은유로 가득 차 있으나 은유 이상의 것이지요.
[은유 이상의 것이 무슨 말이냐는 질문에 대해] 생물학에서 발견되는 생리학적, 담론적 은유들 뿐 아니라, 설화들도 의미하는 겁니다. [...] 생물학은 어떤 다른 걸 밝혀주는 은유일 뿐 아니라, 문자로 되어 있지 않은 (비문자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는 고갈되지 않는 원천이에요. 또한 저는 사실과 허구, 물질성과 기호성, 대상과 전의 등의 동시성에도 주목하기를 원하지요.
[믹소트리카 파라독사에 대한 굿이브의 말에 대해] 네. 저는 믹소트리카 파라독사라는 실재물을 이용하여 개체성과 집합성에 대해 동시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 생물체는 남 호주에 사는 흰개미의 후장에 살고 있는 아주 작은 단세포 유기체이지요. 무엇을 "그 생물체"로 간주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그 생물체는 다섯개의 다른 종류의 실재물들과 절대 공생관계obligatory symbiosis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각 종류의 실재물은 분류학적 이름을 갖고 있고, 박테리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요. 박테리아는 세포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박테리아는 핵산nucleic acid을 갖고 있고, DNA를 갖고 있으나, 핵으로 조직되지는 못했어요. 이런 다섯 개의 다른 종류의 물체들은 각각 그 세포의 안에 살고 있거나 그 세포의 다른 영역 위에 살고 있지요.
[...] 그러나 그것들은 완전한 의미에서 그 세포의 일부는 아니에요. 반면, 그들은 절대 공생관계 속에서 살고 있어요. 거기에서는 어떤 것도 독립적으로 살 수 없어요. 이 관계가 바로 문자 그대로의 공의존codependency 관계이지요! 그러므로 문제는 그것이 하나의 실재물이냐 혹은 여섯 개의 실재물이냐 하는 겁니다. 그러나 여섯 개라는 답은 옳지 않아요. 한 개의 핵을 지닌 세포마다 다섯 종류의 핵이 없는 실재물들이 백만 개 가량 있으니까요. 수많은 복사판들이 있는거지요. 그러므로 하나는 언제 두 개가 되기로 결정하는가? 이 집합체 전체가 언제 분열되어 두 개가 되는가? 무엇을 믹소트리카라고 생각해야 하나? 단지 핵이 있는 세포인가? 아니면 집합체 전체인가? 이것은 하나와 여럿에 관한 우리들의 개념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실제 물체이자 매우 멋진 은유임이 분명합니다.
[...] 생물학은 끝 없는 자원입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정신분석학보다 생물학을 더 좋아했어요. 우리의 역사적, 심리적, 정치적 존재의 일부에 도달하는 듯이 보이는 설화들을 지어낼 수 있는 훨씬 더 많은 가능성들을 생물학이 토해내니까요. 정신분석학은 사물들을 너무 일찍 고정시킵니다. 그것은 진리의 일부일 수 있으나 가장 흥미롭지는 못해요.
얼마 전 출간 된 해러웨이의 다른 중요한 책 <겸손한_목격자(이하 생략;)> 역시 오역으로 거의 퇴출된 마당에, 해러웨이의 다른 번역물들은 어떨른지 궁금하다. 이 책은 그래도 대담집이니까 오역 리스크가 적겠지;
생물학에 대한 엄청난 편견을 지니고 있던 나에게, 처음으로 생물학이 재밌을 수 있고 또 그렇게 "정치적으로 위험한" 담론이 아닐 수 있다고 알려준 사람은 스티븐 제이 굴드였고 그 다음이 다나 해러웨이인 것 같다. 생물학은 어쩐지 내가 선호하는 담론들과는 상충하는 측면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진화생물학(들) 같은 담론은, 사실 성차를 심각하게 정당화하고 또 '자연스러움'을 강력하게 옹호하고 유포하는 과학의 탈ㅡ객관적, 전문적으로 보인다는 의미에서ㅡ을 쓴 악덕 이데올로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구학적 우생학 담론, 또 심각한 인종주의적 담론과 너무나도 쉽게 연결된다. 지난 학기에 들었던 한 생물학 수업에서 발표하는 애들의 주제나 이런 것들을 보고서 토할 것 같았던게 제법 있었던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이런 나의 편견은 계속 재생산된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다윈의 대답> 1권을 읽고서는ㅡ훑어 본 나머지 권들은 정말 쓰레기라고 생각. 몇 장 읽고는 너무 뻔해서 던져버렸다ㅡ썩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던 피터 싱어에게도 '아쉽지만 안녕'을 고할 정도였으니. 그나마 1권은 나은데도 불구하고(다윈주의 좌파라는 개념은 아직은 미숙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막연하지만 꽤나 강한 생물학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굴드의 책도 <풀하우스>만 읽었고, 해러웨이는 DBPIA 등에서 논문 약간과 블로그 포스팅 약간을 본 정도이다. 굴드의 책은 엄청 재밌었는데, 그에 반해 해러웨이에 관한 글들은 꽤나 어렵고 또 한편으로는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해러웨이가 싫어질 정도로. 하지만 이 대담집을 보니 그 논문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좋은 논문은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고. 하긴 해러웨이가 어렵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왔으니까. 연구하는 사람들도 지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 같고. 어쨌든 해러웨이가 사용하는 몇 가지 은유들은 참 마음에 든다.
덧붙이자면, 은유는 물론이거니와 새로운 개념 비스무레한 것들을 계속 만드는 것도 되게 중요한 것 같다. 예컨대 예전에 여이연 강좌 들을 때 만들어진 조어(?)인 퀴어 메스티자(Queer Mestiza) 같은 것. 딱 봐도 어딘가 그럴싸하면서도(발음 했을 때 더 그렇다^.^;) 좀 얘기를 들으면 바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고, 기존에 쓰이던 다른 개념들과의 차별성과 차이를 드러낼 수 있으니까. 위에 인용한 걸로도 여러가지 조어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예컨대 호모 믹소트리쿠스Homo Mixotricus(?)라든가; 뭐 당연히 유통되지는 못하겠지만ㅎㅎ
입시만 끝나면, 해러웨이를 볼 수 있으려나. Haraway Reader 같은 책들도 있을 것 같은데-
이는 "괜한 호기심"에 검색해 본 Mixotricha Paradoxa에 대한 소략한 정보. 출처는 microbewiki.kenyon.edu. 발로 한 번역.
Mixotricha Paradoxa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는 흰개미인 Mastotermes darwiniensis의 창자 속에서 발견된다. 그들의 형태학적인 특질 때문에, Mixotricha는 핵으로 이루어진 세포의 역사 속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Mixotricha는 이빨 모양의 세포체이다. 총 4개의 편모가 있으며, 그 편모 중 하나는 회귀적recurrent(?)이며 몸에 부착되어 있지 않다. 그 편모들은 약하기 때문에 세포체의 실제적인 움직임 보다는 방향을 조절하는데 사용된다. Mixotricha는 또한 이동을 위해서 섬모들을 사용한다. 그 섬모들은 세포의 표면에 붙어 있는 실제의 스피로헤타spirochete(나선상균의 일종)이다. 또 세포체 위에는 막대기 모양의 정연한 패턴을 지닌 박테리아가 있다. Mixotricha는 미토콘드리아를 결여하고 있지만, 미토콘드리아가 수행하는 역할을 충족시키는 박테리아 내적 공생자endosymbionts를 갖고 있다. Mixotricha 체의 한 부분을 구성하는 박테리아는 총 4가지의 종류가 있다. Mixotricha는 종속영양생물heterotroph이다. 그들은 나무를 먹는 원형생물protist이다. 그들은 Mastotermes darwiniensis의 창자 속에 서식하면서 그 개미가 섭취하는 나무의 소화를 돕는다.
Mixotricha는 흰개미termite Mastotermes darwiniensis와 공생적symbiotic인 관계를 맺는다. Mixotricha는 인류에게는 직접적으로 병을 유발하는pathogenic 위협을 가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는 해로울 수 있다. 흰개미의 창자에 Mixotricha가 없다면, 흰개미는 곧 죽는다. 그들이 흰개미 종을 살아 있도록 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는 해로울 수 있는 것이다.
* 아니 근데, 이 말인 즉슨, 흰개미는 해로운 생물이라는 것? 왜? 집 파먹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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